완전 귀국을 결정한 이후로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몸은 하나고, 두 달 안에 모든 걸 정리해야 하는데... 할 일이 너무 너무 많다. 해야할 일을 리스트화 하기만 해도...
회사에 퇴직 서류 제출하기, 회사에서 받은 물건들 반납, 건강보험증 회사에 제출하기, 구역소에 전출신고 하기, 연말 정산 하기, (귀국 후) 연금 환금 받기, 부동산에 해약 연락하기, 집 청소하기, 해약 후 단기간 지낼 호텔 예약하기, 가구 버리거나 판매하기, 필요 없는 물건 버리기, 수도 해약, 전기 해약, 가스 해약, 핸드폰 해약, 인터넷 해약, 인터넷 대여기기 반납, 구역소에 마이넘버 카드나 건강수첩 반납, 우체국에 우편물 대리 수령 주소 등록, 은행계좌 해지, 한국으로 송금하기, 아스포티유, EMS 보낼 짐 싸기... ... ...
이 중에서 회사에서 퇴사하기 전까지 한 것을 먼저 기록하려 한다.
1. 회사에 퇴사 의사 전달
가장 먼저 할 일은 회사에 퇴사 의사를 전달하는 일이었다. 법적으로는 3주 전에만 전달하면 된다고 하지만, 회사 내에서 이것저것 수속할 것을 생각하면 최소 한달 전엔 전달하는 편이 좋다. 나 같은 경우는 퇴사 6주 전에 전달했다. 팀장님께 개인 상담을 부탁하고, 개인적인 이유로 퇴사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팀장님측에서 부장님에게 전달하고, 부장님이 인사팀에 전달하여... 퇴사 수속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일본은 연차를 돈으로 바꿔주지는 않는지라 퇴사 전에 연차를 모두 써야 했다. 9월 분기시작이었던 우리 회사는 이제 막 연차를 받은 참이었고, ... 나는 1달 안에 연차 15일을 써야했다. (이게 직장인지 알바인지) 열심히 써서 결과적으로 14일을 썼다! 알뜰하게도 쉬었다.
2. 주민세
일본의 주민세는 꽤 비싸다. 한국은 개인이라면 1년에 만원이 넘지 않는 것 같던데, 일본은 한 달에 최소 1n만원, 소득에 따라 그 이상을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1년이면 백만원이 넘는다. 회사원은 매달 월급에서 그 달분을 자동으로 나가게 할 수도 있어 나도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했는데, 문제는... 이 주민세의 기준일이었다.
올해 1월 1일 시점에서 일본에 주소가 있고, 작년 6월부터 올해 5월 사이 소득이 있다면, 올해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주민세를 내야 한다. 즉...
내가 1월 2일에 귀국을 하면, 작년 6월~올해 1월 사이의 소득에 대한 주민세를 5개월 뒤인 올해 6월부터 내야한다. (구체적인 기준이 있긴 하다.)
그럼 11월에 귀국하는 나는 11월까지만 내면 될까? ... 그것도 아니다. 소득세는 작년 6월 ~ 올해 5월분을 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11월 귀국인 나는 12월~5월분을 미리 내고 가야했다. (와! 월급에서 한 번에 80만원이 빠져나간다!) 뼈가 아프다.
Q. 그럼 언제 출국하는 게 좋나요?
A. 주민세만 생각한다면 12월 말. 하지만 다른 비용이 많이 든다. (호텔비, 비행기값...)
3. 부동산에 연락
부동산은 최소 한 달의 여유를 두고 연락하는 편이 좋다. 마찬가지로 6주 전에 부동산을 방문해, 퇴거하고 싶다고 상담을 했다. 이쪽은 생각보다 큰 문제 없이 빠르게 수속이 끝났다. 부동산 직원분과 만날 시간은 나중에 잡기로 하고, 퇴거 서류 작성 후 종료! 집 보증 회사에 따로 연락을 할 필요는 없었다.
4. 핸드폰, 인터넷 해약
나는 핸드폰과 인터넷을 같은 회사를 사용하고 있었다. (Y모바일, 소프트뱅크 히카리) 대리점에 가서 물어보니 당일이라도 대리점에 가면 해약을 할 수 있다더라. 요금은 해약날 현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여유롭게 2시간 정도를 잡고 오라고 하셨다.
5. 수도, 전기, 가스 해약
수도는 따로 계약을 하고 있지 않아 해약은 필요 없었다.
전기와 가스는 간사이 전력에 연락을 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해약 날짜와 중단할 시간대만 입력하면 쉽게 해약 신청이 가능하다. 요금은 우편(바코드가 찍힌 우편이 도착하면, 편의점 등에서 지불함)으로 변경했다. 우체국에 내 우편을 일정 기간동안 이 주소로 보내주세요< 라는 신청을 해두면 이 요금 통지서도 그 주소로 날아가니... 친구에게 미리 돈을 주고 대신 지불을 해달라고 해뒀다. 어차피 다시 안 올 거라고 이런 요금들은 안 내고 귀국해버리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살지 말자. 낼 건 내야 한다.
6. 호텔 예약
지금 집에 계속 지낼 수도 있었지만, 각종 짐 정리를 생각하면 호텔을 잡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짐 정리를 기간을 잡고 해야할 텐데, 아무 것도 없는 집에서 잘 수가 없으니...)
11월은 내가 있는 도시(교토)가 관광으로 붐비는 시즌이다. 즉... 호텔이 비싸다. 교통이 편한 곳은 3박 4일만 해도 가격이 사악했던지라, 집에서 좀 떨어진 구석진 곳에 있던 숙박시설을 예약했다.
7. 은행계좌, 신용카드 해지
원칙적으로 일본에서 완전귀국을 할 때는 은행계좌를 해지를 해야한다. 은행계좌를 해지를 하면 당연히 신용카드도 못쓰게 되니, 신용카드는 1달 전에 미리 해지를 하고, 은행계좌는 마지막 월급이 들어온 다음 해지를 하기로 했다. 쓰지 않는 지방 은행은 해약을 했는데,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이 163엔밖에 없더라. 조금은 더 있을 줄 알았는데...꼼꼼하게도 빼놨다, 과거의 나...
8. 한국으로 송금하기
메인 은행의 돈 일부를 한국으로 송금했다. 일회 한도액이 있으니 미리미리 보내두는 편이 좋다. 나는 이전부터 종종 사용했던 하나송금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했다. 평일에 보내니 30분만에 한국 통장에 입금해주더라. 통화 대응도 빠르고, 좋았다.
엔화가 많이 떨어져서 10만엔을 보낼 때 예전 같으면 100만원을 받는데 지금은 90만원을 받는다는 점이 정말 뼈 아프지만 어쩌겠나. 이것도 경험이겠지...
9. 물건 정리
지금은 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안 쓰는 물건을 중고 거래(메루카리, 지모티) 어플로 판매, 무료나눔하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해외 이사를 찾아봤다. 꽤 비싼 의자를 구매해 쓰고 있기도 하고, 짐을 업체에서 한 번에 가져가 주면 편할 거라 생각해서다. 견적 사이트에 등록해서 받아 보니 최소 150... ...(하...) 컨테이너 단위로 계약을 하는 거니 당연한 거겠지...
나 같은 경우는 짐이 많은 편이 아니고, 가구도 대부분 버릴 것이기에 그냥 해외 이사 업체는 포기하고 EMS를 보내기로 했다. 짐이 많은 편이 아니라면 이렇게 하는 게 훨씬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이렇게 했는데도 아직 할 일은 많이 남았다. 한국 귀국까지 앞으로 2주, ...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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